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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이야기

흑요석

by ryanlion 2019. 8. 26.

고고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역사상 가장 먼저 거래된 상품은 화산에서 생성된 검 그-은 유리, 혹요석이라고 한다. 이 물질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수천 년간 실용적인 도구 제작에 사용되었으나 점자 금속에 밀려나고 말았다. 그러나 스페인의 정복자들이 밀어닥친 16세기 이전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각종 도구와 무기의 주된 재료로 흑요석이 쓰였다.

 

희생의 극치

콜럼버스가 당도하기 이전의 메소아메리카, 특히 텍스코코 호수 중심에 수도 테노치티를란(Tenochtitlan)을 세우고 오늘날의 멕시코 지역 대부분을 점령했던 아스텍에 관해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많은 이가 당시 원주민의 인신공양 풍습을 떠올릴 것이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그들의 조상인 켈트 족과 빼어난 문명을 자랑한 고대 그리스 • 로마인 조차 인간을 제물로 바친 적이 있다는 사실(물론 규모 자체는 아스텍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은 까맣게 잊은채, 원주민들의 잔인한 풍습을 이유로 들어 그 지역을 침략하고 문화를 파괴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멕시카인이 올린 의식의 형태나 제물의 수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분분한데, 이는 많은 역사기들이 지적했듯 스페인 사람들이 원주민의 의식을 과장 하고 왜곡하여 기록했을 기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쨌든 현대인들에게 있어 인신공양보다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관습은 없을 것이다. 콜럼버스 이전의 메소아메리카에서 종종 인신공양과 함께 행해진 식인 풍습만이 여기에 맞먹으리라 본다. 개인의 존엄성과 가치를 굳건히 믿 는 현대인의 머릿속에는 제물이 된 희생자가 고함과 발길질 속에 피라미드형 사원의 꼭대기로 끌려가 피로 물든 제단 위에서 산 채로 심장을 뜯기는 장면이 그려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메소아메리카인의 세계관은 이와 달랐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설명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면에서 메소아메리카의 종 교는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의 거울상과 같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화한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고문을 겪고 십자가에 못 박혀 창에 옆구리를 찔렸다고 이야기한다. 달리 말하자면, 신이 스스로를 회생하여 제물이 된 덕분에 인류가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스텍의 종교에서는 그 역할이 뒤바뀌어 인 간이 신들과 이 세계를 지키고자 피와 목숨을 내놓았다.


훌륭한 죽음

메소아메리카에서는 직접 피를 홀리거나 제물의 피 • 심장 • 생명을 신에게 바치 는 희생 사상이 신앙과 관습의 중심을 차지 했다. 중세 멕시카에는 고전기 마야 문 명과 마찬가지로 평민과 귀족 들이 신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자신의 잘못을 속죄 하며 신의 기적을 경험하고자 스스로 피를 흘리는 자기희생의 관습이 있었다. 인신공양의 희생자로는 제물로 쓰기 위해 전쟁 중에 생포한 타 부족 포로가 많았지만, 의식에 자발적으로 지원한 멕시카인 혹은 부모가 제물로 바친 어린아이 들도 있었다. 멕시카의 남자들에게 가장 숭고한 죽음은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 것 이었고, 여자들에게는 아이를 낳다 죽는 것이 었다. 그들은 이렇게 죽었을 때 멕시 카의 천국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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